아침에 일어나면 쌀쌀한 요즘, 가을이 돌아왔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밖은 만끽하기 좋은 긍정적인 날씨로 변해가지만 자신은 변함없는 부진한 상황에 의해
회의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가을 탄다는 말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친구 한명이 현생에 이리저리 치이다 번아웃이 오기 직전이었다.
그러다 10월 6일에 일정이 비어 일행 한명을 더 데려와 다같이 드라이브를 떠났다.
나는 대전에서 태어났고, 특히 거주지가 대청호와 가까웠기 때문에 자주 드라이브를 갔었다.
하지만 가까울수록 무심했었던 탓인지, 집과 가까운 대청댐전망대나 대청공원을 제외하곤 멀리 갈 생각조차도 못했다.
이번에 운전을 해준 친구가 자신이 아는 대청호 산책길이 있다며 매우 유명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대청호는 잘 알고있다는 자만감때문인지 별 기대는 안했었다.
그러나 미적지근한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감탄이 나오는 풍경이 나를 반겼다.
(인생의 교훈 : 자만하지 말자.)
( ↑ 지켜지기 너무 어려움;)
굽이굽이 산책로를 지나가면...

요런 풍경도 보이고..

거위 친구들도 반겨주고

호수 한가운데의 우아한 나무 한 그루도 보인다.

이 날은 수면이 꽤 올라와서그런가 이렇게 물에 잠긴 흙길도 볼 수 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 길이 굽이굽이 저 호수 한가운데의 나무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나무의 그늘과 선선한 바람, 적당한 햇빛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공간이었다.
나는 새를 좋아한다. 생김새가 귀엽고, 지저귀는 소리는 눈만 감으면 자연적으로 푸른 풍경을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약 한시간이 넘는 산책을 끝마치고 근처 카페로 이동하던 중 딱따구리를 만났기 때문이다 ㅋㅅㅋ
나무를 쪼아대기 위해서인지, 나무를 매우 잘탔다. 영상에는 안나오지만 중간중간 나무를 부리로 두들기며 먹이를 찾는 모습도 보였다. 종류를 검색해보니 쇠딱따구리라고 한다. 평소에도 자주 보이면 좋을텐데 집근처에선 볼 수 없어 아쉽다.
우리는 명상정원을 뒤로 한 채 근처의 카페로 이동했다.

우리가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와서 그런가, 안에는 손님이 없었다.



우리는 브라운치즈&아이스크림 크로플과 프렌치토스트&블루베리콤포트, 각자 음료를 주문했다.
프렌치토스트는 다른 메뉴보다 완성이 오래걸려 다른 메뉴들부터 먼저 제공해주겠다고 하셨다.
앞의 손님이 없어서인지 토스트를 제외한 메뉴들은 금방 나왔다.

브라운치즈의 짭짤함이 달달한 아이스크림과 매우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아이스크림은 차갑고 크로플은 따뜻하여 같이 먹는 것도 재미졌다.
커피콩을 직접 볶으시는진 모르지만 내 입맛엔 조금 썼다. 그걸 감안해도 맛 자체는 괜찮았다.
크로플이 너무 맛있어서 후딱 해치우고나니 타이밍 좋게 바로 프렌치토스트가 제공되었다!

마찬가지로 토스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토핑하고 그 위로 장식용 풀을 데코한 모습이다.
앞의 메뉴와 같은 맥락으로 빵은 따듯했고 아이스크림은 차가웠다. 그러나 빵 위로 시럽이 코팅되어있어서 아이스크림이 녹아미끄러져 먹기에는 크로플보다 불편했다.
메뉴명이 프렌치토스트여서 식빵을 달달하게 구운 전형적인 모습을 생각했는데, 이 빵은 폭신폭신하고 두께감이 있었다!
겉은 바삭한 감이 살짝 가미된 정도? 표면은 프렌치토스트와 맛이 비슷했지만 폭신한 빵의 내부는 단맛이 배어들지 않아 적절히 맛을 분산해주는 것 같았다. 오래 졸인 블루베리도 함축된 맛이 일품이었다.
맛있는 메뉴들과 함께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동네로 돌아왔다.
이대로 헤어지긴 아쉽고 시간이 이르기도 해서 노래방에 가 마지막 스트레스까지 시원하게 풀고 갔다.
(사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은 없었지만 그런 일이라도 있는것이 사람답게 사는 삶이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마치며
최근에는 친구들 덕에 종종 밖으로 나와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주변에 마음맞는 친구가 살고있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큰 위안이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것도 내가 가진 축복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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